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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2012년 4월 22일 교회주보에 실었던 것입니다. 주중에는 고창으로 농사하러 내려가버리는 담임목사의 농사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교인들에게 지난 일년 동안의 경험과 계획을 처음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처형들이 28년이 넘는 오랜 기간 저의 신학수업과 목회를 돕느라 아무런 노후 준비를 못했는데, 이제 처형들이 2,000 평씩 유산을 나눠 받고 농장 전체를 직접 운영해야 할 형편이 되었기에 저로서는 그 농장이 제대로 세워져서 노후에 일하면서 잘 보내도록 처형들을 도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어차피 저도 목회를 하면서 틈틈이 아이들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합니다. 그래서 용인에서 운전이나 판매 등으로 돈을 버느니 3-4년은 고창에서 농사에 전념하기로 한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고추와 수박을 통해서 어느 정도 수입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회를 이대로 이런 형편으로 계속해야 할런지 판단이 서지를 않습니다. 이웃의 교회와 합하는 것도, 저는 목회를 안하고 다른 좋은 목회자를 모시는 것도 궁리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하우스를 인수하게 되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 때로는 토요일까지 매달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인들에게 주중에도 여러분을 잘 돌봐드리고 함께 목회할 수 있는 동역자를 구하겠다고 약속을 해놓은 상태이지만 그런 분을 모시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저 말고 우리 교인들이 친숙한 유일한 교역자는 김정옥 권사님이신데, 몇 번 오셔서 강의와 워크숍과 설교를 해주신 적이 있어서, 동사 목회자로 모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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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비해 새순농장의 농사 규모가 커졌다. 작년에는 2,000 평에서 올해는 벌써 하우스 24동 4,000 평을 인수했고, 가을부터는 현재 복분자 밭 3,000 평을 추가한다. 팔리지 않아서 밭을 비워주지 못했던 연산홍 밭 1,500평도 매매가 성사되어 빠지고 있다. 그동안 처가 농장에서 경작했던 임차인들로부터 밭을 돌려받고 있는 중이다. 소나무 밭 12,000평은 2-3년 내에는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다. 전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농사의 암담한 한 면을 생생하게 보고 있다. 작물 선택을 잘못하면 몇 년 수고와 투자가 몽땅 헛수고가 되고 빚으로 남는다는 무서운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약 12,000 평의 농지를 경작해야 한다. 그래도 고창에서 농사하는 것은 아주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고추와 복분자, 블루베리, 땅콩 등을 농협에서 대부분 수매를 해주기 때문이다. 판매와 유통이 확실하게 보장이 되면 그나마 훨씬 농사하기 좋다. 그래도 돈 많이 번 농부들은 사람 손이 많이 가는 고추나 가시가 많아 따기 힘든 복분자는 재배하지 않으려 한다. 돈이 많은 농부는 재배 비용이 가장 많이 들고 재배하기 쉬운 블루베리를 선택해서 많은 소득을 올린다. 당장 열매를 딸 수 있는 블루베리는 한 주에 4-5 만원이고 블루베리 땅을 만드는 비용이 평당 3만원 정도이다. 그러면 올해 한 그루에서 7-8 만원을 벌 수 있고, 다음 해부터는 순수익이 된다. 인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돈이 적은 농부들은 투자 비용이 아주 적고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힘들고 어렵다는 고추와 복분자부터 시작한다.
    작년 농사의 대부분은 무화과와 수박을 자연 그대로 길러보는 것이었다. 돈도 없었지만 비료 하나 주지 않고 키워보았다. 첫 해는 농사를 실패할 확률이 큰데 아예 실패를 작정한 것이다. 비료를 많이 주어서 바로 수확을 하는 것도 좋지만 퇴비만 아주 약간 주고 풀과 함께 키웠다. 농사를 작정할 때 애초부터 친환경 유기농 - 나는 자연 생명 순환 농법이라고 하지만, 으로 목표와 방향을 잡았으니까. 그래도 아는 농부들은 비료를 주지 않고 퇴비도 많이 주지 않고 처음부터 나무를 강하게 키웠다고, 그것도 좋은 한 방법이라고 인정을 한다. 작년 농사의 대부분은 사실 열심히 많은 농사 기술 교육을 받고, 성공적인 농장들을 많이 견학하고 배운 것이었다. 귀농교육에서도 배웠지만 개인적으로도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성공한 농장들을 무수히 견학하고 배웠다. 그리고 결론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미생물(EM) 농법 교육을 받으면서 얻은 깨달음이다. 농약은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과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많은 미생물들을 제거하는 것인데, 농약 없이 어떻게 농사를 짓는가? 지금은 다행히도 화학약품이 아닌 천연 성분의 농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결정적인 것은 해로운 미생물들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미생물들을 투입하여 균형을 맞추어주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인근 산의 부엽토에 들어 있는 다양한 토종 미생물들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땅도 살리면서 작물도 살리는 획기적인 농법이다. 이미 이 방법은 선진국에서 친환경 유기농법의 주류가 되고 있다.
    이 미생물 농법과 함께 중요한 것은 퇴비 농법이다. 농업기술센터의 선생님 한분 말씀대로 농사 성공의 95%는 좋은 퇴비를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벼락같이 놀라운 말이 아닌가? 그분들은 당장 돈을 벌어야 할 귀농인들이 성공이 불확실한 친환경 유기농법에 도전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내가 보기에 과학농법과 경제농법을 강조한다. 그런 그 선생님이 퇴비를 강조하는 것도 실제적인 통계가 있고 사례가 그렇게 나오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다. 수명이 6-7년인 복분자들을 화학비료와 유박비료로만 키우면 3-4년이 지나면 동해를 입든지 말라죽는다. 그러나 질 좋은 퇴비를 몽땅 쏟아부은 땅에서 자란 복분자는 10년이 지나도 건강하게 고품질의 복분자를 생산한다. 물론 천연액체비료도 넣고 미생물도 투입하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사 스승들이 가르치는 것은 경제농법이다. 돈을 적게 투입하고, 돈 쓰지 말고 몸으로 때우면서 고생하면서 농사하라는 것이다. 심지어 고추 지지대도 철제로 된 것 돈 들여 사지 말고 겨울 농한기 때 주변에 숱하게 많은 대나무 끊어다 만들어 쓰라고 할 정도이다. 야심차게 큰 농지부터 사고, 비싼 트랙터나 이런 농기계들을 사서 농사를 시작하지 말고 아주 적은 규모부터 땅을 빌려서라도 고추 300평, 복분자 300평 등으로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귀농했다고 당장 땅부터 사고 언덕 위에 하얀 그림 같은 집부터 짓지 말고 농사부터 밑바닥부터 배우라는 것이다. 시골에는 빈집 많으니까 적당하게 수리해서 살든지 컨테이너 하우스에 살면서 지을 집을 천천히 설계하고 이리저리 장단점을 따져서 집의 재질과 구조를 배우면서 농사로 성공하면 가장 나중에 지으라고 충고한다. 농사에 성공 못하거나 몸이 아파서 도시로 귀환할 경우를 대비해서 귀농할 때 가지고 온 돈 절반은 절대절대 쓰지 말라는 것이다.
    경제농법의 핵심은 마을 공동체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것이다. 마을에 동화되어서 친하게 되면 기계도 쉽게 빌릴 수 있고, 서로 품앗이도 해줄 수 있다.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혼자서 끙끙대면서 하다가 시행착오를 겪지 말고, 동네 어른들에게 물으면 다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농사의 시작은 네트워크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농사 정보도 그렇고 인맥도 그렇다. 작년 한 해는 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들어가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렇게 용인에 올라와 있지만 친구 한분이 내게 없는 농기계 관리기를 가지고 하우스 수박밭에 고랑을 파는 일을 해주고 있다. 사람 힘으로 하면 2-3 일 걸릴 일을 기계는 반나절이면 끝낸다. 나도 그 양반 블루베리 심을 때 가서 피트모스와 퇴비 가루 마셔가며 힘든 일을 열심히 해주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사귀는 것이 농사의 가장 큰 밑천이다.
    배운 대로 나는 올해 12,000 평의 농사를 위하여 지난 해 11월부터 바로 옆 동네 유기농 목장의 소똥에 이엠을 뿌려가며 퇴비 만드는 작업을 4 개월 동안 하였고, 3월에 약 500톤의 소똥을 농장으로 운반했다. 포크레인, 11톤 덤프차 2대 등 대형 기계들을 사용하니 비용이 500 만원이 들었다. 진 소똥에 섞으려고 왕겨를 넣으니 5톤 한 차에 45만원이다. 4차를 부었다. 그것을 또 하우스에 집어넣는 것이 큰 일이었다. 300만원 주고 구입한 고물 1톤 세레스 덤프 트럭이 그렇게 귀하게 쓰임받을 수 없었다. 친구가 43마력 트랙터로, 동네분이 70마력 트랙터로 일해주었다. 퇴비 작업에 1,000 만원이 들었다. 그래서 농장 지주들의 은퇴자금은 벌써 바닥이 났다. 그러나 최고 품질의 퇴비를 만들기 위해서 넣어야 할 것이 많다. 부식토, 천매암, 패화분, 토종 미생물, 왕겨, 쌀겨, 식물잔사물, 마사토 등등.
    지난 주까지 하우스에 복분자 1,000 평 심고, 수박 2,000 주 1,000 평을 심었다. 함께 내려간 이옥화 집사님이 너무 솜씨 있게 열심히 일을 해주었다. 하우스는 온도와 물 관리가 생명이다. 그래서 농부가 한 명은 상주해야 한다. 농부들이 교대로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 금주는 고추 1,000 평을 심어야 한다. 작년 겨울 전에 오디뽕나무 2,000 평 상당의 묘목 900 주도 키워놓았다. 연산홍 밭이 빠지면 바로 심을 준비가 끝난 것이다. 블루베리도 200주 키워놓았고, 금주에 100주 더 들여온다. 알렉산드리아 포도 묘목도 200 주 심었다. 블랙쵸코베리도 2,000 주 심어야 한다. 돈은? 농어민 육성 자금 대출을 받는데 교육받은 것, 실제 농사 짓는 것 등을 점수로 따져서 선정이 되었다. 연 2% 이자에 3년 거치 5년 상환의 파격적인 조건인데, 하우스 인수 대금도 지불해야 하고, 20년이 넘은 하우스라 수리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빚을 지고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런 조건의 빚은 재산이라고 말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보니 성경 전부에는 너무 많은 농사 이야기들이 많다. 생생하게 와 닿는다. 예수님의 천국 비유는 거의 농사 이야기이다. 나도 이제는 내 이야기가 생기는 것이다. 책에서 따온 이야기가 아니라. 기술을 가지고 일하면서 토라를 가르쳤던 옛날 유대교 랍비들의 삶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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